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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외여행기록

발리 여행 기록 : 우붓 - 더 로얄 피타 마하 (The Royal Pita Maha)

by 요아름 2022. 12. 12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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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처음 보는 정글 뷰를 가득 담고 있었던 곳.

더 로얄 피타마하 레스토랑
The Royal Pita Maha 3층 레스토랑

혼돈 속의 응우라라이 공항을 빠져나와 약 1시간 거리를 달려 우붓에 도착했다. 체크인 시간보다 이르게 도착했던 우리는 배도 고프고 장시간 비행에 꽤나 지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.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리는 더 로열 피타 마하 데스크 옆에 자리하고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.

그런데 웬걸? 생각지도 못했던 정글 뷰가 눈앞에 펼쳐 저서  "와~" 하고 탄성이 절로 나왔다. 내가 처음 발을 들였던 이 숙소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가던 순간이기도 했다. 물론 뒤로 갈수록 나와는 잘 맞지 않았지만... 지금도 누가 내게 이 숙소를 추천하겠냐고 묻는다면 "혹시 곤충을 좋아해? 도마뱀은?" 하고 다시 되물어볼 것 같다.

2. 정글 뷰가 가진 두 가지 얼굴.

더 로얄 피타 마하 개인풀
The Royal Pita Maha 개인풀장

앞서 레스토랑 정글 뷰에 넋을 놓았던 나와 남편은 30분이나 이른 체크인을 마치고 직원을 따라 배정받은 방으로 이동했다. 이곳이 내가 두 번째 탄성을 냈던 개인 풀장 사진이다. 처음에 숙소를 정할 때에도 이 그림 같은 풀장에 마음을 홀딱 빼앗겼었다.

내 인생엔 없을 것만 같았던 결혼까지 하고 발리로 신혼여행까지 와서 덤으로 프라이빗한 정글 뷰에서 즐기는 수영이라니! 눈을 뜨면 서울 도심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대자연이 내 눈앞에 있고, 로맨틱하게 지는 저녁노을과 함께 나는 자연 속에서 잠이 들겠구나... 어디까지나 정글 뷰가 가진 두 가지 얼굴을 모를 때의 생각이다.

대 자연이 내 눈앞에 가득 펼쳐진다는 것은 그만큼 대 자연과 가깝다는 뜻이라는 사실을 나는 망각하고 있었다. 어쩌면 도심에서만 생활했기 때문에 당연하게 이곳도 사람이 살기 좋게, 보기 좋게 꾸며놓은 곳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.

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봤던 사진 속 정글 뷰의 웅장한 자연 속에서 내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실제로 겪고 큰 카테고리로 적어 보자면 낮에는 벌과 개미떼들, 저녁엔 도마뱀과 개구리들과 공존해야 한다는 점이다. 물론 그 속에서 나는 남편에게 "제발 다시 서울 가자"라고 울먹이기도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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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.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.

더 로얄 피타 마하 객실

정글 뷰를 만나 곤충과 도마뱀에 대한 공포보다 더욱 심각했던 문제는 따로 있다. 이것이 내가 지금 더 로열 피타 마하에 관한 포스팅을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.

1박에 한두 푼이 아닌 숙박업소임에도 불구하고, 우붓 내에서도 굉장히 '발리스럽다'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숙박업소임에도 불구하고, 우붓 왕실에서 지어서 고풍스러운 곳이라는 평가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로열 피타 마하의 숙소 관리는 엉망이었다. 꿉꿉한 침대, 더러운 모기장, 굉장히 아날로그인 시스템.

더 로열 피타 마하의 직원들은 굉장히 친절했지만 숙박 업소 내 직원들의 친절도에 대한 1차원 적인 문제를 떠나, 인도네시아 발리의 물가를 고려해 본다면 비싼 축에 속하는 숙박 업소임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거의 되어 있지 않았다. 내가 이곳에서 느꼈을 때 가장 베스트는 단지 모두의 친절함과 우붓에서의 로망인 정글 뷰 그뿐이다.

어쩌다 보니 개인적인 의견으로 혹평을 남긴 것 같지만 벌레와 곤충들과 파충류와 덤으로 찝찝함까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리 추천하지는 않는다.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니 지금은 숙소 안에서 도마뱀을 잡았던 것도, 개구리를 쫓아냈던 것도, 밤 새 도록 도마뱀 우는 소리를 들었던 것도 나름 추억이 되었지만 다시 경험을 하고 싶지는 않다.

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점을 나열해 보자면 밤새 시달리다가 겨우 잠에 들어 눈을 떴을 때 밤 사이 일들을 잊게 해 주었던 모닝 대자연과 웃음을 잃지 않고 친절했던 직원들, 도심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초록색 가득했던 숙소 내 산책로 정도가 될 것 같다. 두 번은 경험하고 싶지 않겠지만 지금은 그때 그 초록색 잎사귀들이 그립긴 하다.

이상 더 로열 피타 마하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 듬뿍 담긴 후기를 끝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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